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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거저가 자꾸 없어져 가는 것 같다. 병원에 가도 돈, 극장에 가도 돈, 학교에 가도 돈, 어디나 돈이다.
햇빛이 거저요, 달빛이 거저요, 바람이 거저요, 비가 거저이듯이, 인술과 예술과 스승과 복음은 모두 거저라야 한다.
그런데 세상에는 왜 이렇게 거저가 없을까. 돈 세상이요, 돈은 세상이다. 거저가 한없이 그립다. 밥 먹을 때도 거저 먹고, 잠잘 때도 거저자고, 공부할 때도 거저 하고, 일할 때도 거저 하고, 날 때도 거저 나고, 죽을 때도 거저 죽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땅 위에는 거저가 없는 것 같다.
하늘에나 가야 거저가 있을까. 거저의 세계가 없다면 세상에는 믿음도 없고, 사랑도 없고, 소망도 없을 것이다.
믿음의 세계란 거저의 세계요,
사랑의 세계도 거저의 세계요,
소망의 세계도 거저의 세계다.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하지만 거저의 세계는 어디나 하늘나라다. 거기에는 거저가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을 수 있겠느냐고 묻지만 거저가 있는 곳에 영생이 있다.
사람은 유한을 가지고 무한을 낚으려고 하지만 그것은 망상이다. 유한은 유한이고, 무한은 무한이다. 거저의 세계는 무한의세계이다. 거저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지 사람의 힘으로 살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사람의 힘으로 살 수 있는 세계는 유한한 세계뿐이다.
천국이 여기 있다 저기 있다 하지 말라. 천국은 거저 속에 있다. 거저가 한없이 그립다.
주고파서 주고, 받고파서 받는 거저의 세계, 그것이 아무리 적어도, 그것이 내 삶의 고향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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