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annyNote

먼지

수승화강지촌 2026. 5. 1.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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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와 망각


      먼지에는 또 다른 성질이 있다. 먼지는 무언가를 가린다. 천문학에서 성간 먼지는 빛을 흡수하고 산란시켜 뒤에 있는 천체를 보기 어렵게 만든다. 우리 은하의 중심부는 두꺼운 먼지층에 가려져 있는데, 적외선 망원경을 써야 그 너머를 볼 수 있다.


기억에도 먼지가 쌓인다.


오래된 일들은 세부 사항이 흐려지고, 윤곽만 남는다.

   처음에는 선명하던 감정이 점점 희미해진다. 그것이 때로는 아프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먼지가 쌓이는 것은 시간이 지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천문학자가 적외선 망원경으로 먼지 너머를 들여다보듯, 우리도 쌓인 먼지 너머의 것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한다.


오래된 사진을 꺼내고, 잊었던 편지를 다시 읽고, 기억 속 어딘가에 묻혀 있던 목소리를 떠올린다. 그것이 그리움이라는 감각의 정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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