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공은 주로 잎에 있다.
… 카네이션 잎의 뒷면에는 가로세로 1센티 당 5500개, 라일락은 23000개가 있다.
. 잎의 남아도는 수분을 수증기로 만들어서 토해내는 것도 기공의 기능 중 하나이다.
식물은 끊임없이 땀을 흘린다.
특히 볕을 쬐면 눈에 보이지 않는 수증기를 발산한다. 우리는 차가운 유리창에 숨을 내뿜어 보고는 호흡을 통해 몸속의 습기가 나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기공의 호흡도 그와 같이 확인할 수 있다. 잘 마른 플라스코에 물기가 없는 살아있는 나무 가지를 넣으면 얼마 뒤에 플라스코 벽을 하고 물방울이 흐른다.
…… 기공의 수가 엄청나게 많으므로 평균적인 크기의 나무는 하루에 10리터의 물을 대기 속으로 보낸다는 계산이 나온다.
배출은 야간보다는 낮에,
그늘보다는 양지에서.
춥고 습진 기후보다는 덥고 메마른 기후에서 더 활발하다.
예민한 식물이 태양열을 받을 때 얼마나 괴로움을 당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소비에 응하기 위해서 뿌리는 필사적으로 땅 속의 수분을 빨아올린다.
하지만 땅이 마르고 수분이 없어지면 지하펌프는 작동을 멈춘다. 그래도 기공은 여전히 활동을 계속한다.
이윽고 기공은 잎의 저수탱크를 비우고 말라죽는다. 그래서 식물은 죽은 시늉을 한다. 그리고 환기창의 문을 닫고 증기를 뿜는 일을 그만둔다.
ㆍᆢ
그렇다면 기공은 왜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수분을 내뿜는 것일까.
식물에게는 열이 필요하다.
그러나 너무 더워서도 안 된다. 타는 듯한 불볕 아래서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지나친 열은 식물 속에 고여서 마지막에는 식물 자체를 태워버린다. 그래서 열기가 너무 강하다 싶으면 기공은 기세 좋게 증기를 뿜어낸다. 수분을 증발시켜 냉각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
열을 조절하는 데도 기공은 이 물리적 원리를 이미 잘 알고 있다.…… 현명한 기공에게서 배워야 할 일이 많다. 태양이 수분을 머금은 잎을 삶아대면 기공은 작업장 내의 모든 것을 가동시킨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앞 다투어 수증기를 뿜어댄다. 좁은 면적에서 수만이나 되는 환기창을 통해 증기를 토해낸다. 쉴 생각도 않고 저수탱크의 물이 마르는 것에 신경 쓸 여유도 없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내뿜고 나서 뿌리에서 물이 올라오지 않는다 해도 증발을 멈추지 않는다. 미리 준비해 놓은 물을 서용한다.
세포 속에서 도관 속에서 사방에서 퍼올린다. 마지막까지 손을 써 보고 어차피 죽더라도 되도록 그것을 늦춰보는 것이다.
나는 자기 몸의 불을 끄기 위해 자기 정맥까지 비우는 그 씩씩한 기공이 마음에 든다……
이른 새벽 잎새 위에 고여 있는 물방울은 밤새 흘린 땀이 냉기로 응결된 것이다.
그늘에서나 밤중에는 식물의 체온이 지나치게 올라갈 위험이 전혀 없는데도 왜 기공은 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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