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 * 일 *

수작ㆍ ᆢ

수승화강지촌 2021. 1. 1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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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질의 어원"


멀리서 벗이 찾아 왔다.
얼마나 그리웠던 친구였으랴.
두 친구가 주안상을 마주하고 술부터 권한다.

“이 사람아~ 먼 길을 찾아와주니 정말 고맙네.
술 한 잔 받으시게"
“반갑게 맞아주니 정말 고맙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이렇게 잔을 주고받는 것을
'수작(酬酌)'이라고 한다.


왁자지껄한 고갯마루 주막집 마루에
장정 서넛이 걸터앉아 주안상을 받는다.
한잔씩 나눈 뒤 연지분 냄새를 풍기는 주모에게도

한 잔 권한다.
“어이! 주모도 한 잔 할랑가?”
한 놈이 주모의 엉덩이를 툭 친다.
이때 주모가 “허튼 수작(酬酌) 말고
술이나 마셔~" 한다.



수작(酬酌)은 잔을 돌리며 술을 권하는 것이니
'친해 보자'는 것이고,
주모의 말은 ‘친한 척 마라.
너하고 친할 생각은 없다’는 뜻이다.

도자기병에 술이 담기면 그 양을 가늠하기 어렵다.
'병을 이 정도 기울여 요만큼 힘을 주면...'

하며 천천히 술을 따른다.
이것이 짐작(斟酌)이다.


짐(斟)은 ‘주저하다’, ‘머뭇거리다’는 뜻이 있다.
따라서 짐작(斟酌)은 '미리 어림잡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할 때는 우선 속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한다.
이것이 작정(酌定)이다.

'작정(酌定)'은 원래 '따르는 술의 양을 정한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무작정(無酌定)' 술을 따르다 보면 잔이 넘친다.
무성의하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무례한 짓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오래만에 찾아온 벗이라 해도
원래 술을 많이 못하는 사람이라면,
마구잡이로 술을 권할 수는 없다.

나는 가득 받고,
벗에게는 절반만 따라주거나 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상대방의 주량을 헤아려
술을 알맞게 따라주는 것이 '참작(參酌)'이다.


판사가 형사피고인의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형량을 정할 때 "정상 참작(情狀 參酌)해 작량 감경(酌量 減輕)한다'라는 말을 쓰는 것도
술을 따르는 것에서 유래된 것이라 하니
술 한잔에도 여러 의미가 있음을 알고 마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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