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昇火降支村/自然과의 窓

광합성 주기

수승화강지촌 2024. 4. 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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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period



빛이 있는 시간(낮 길이)과 빛의 세기가 식물의 개화와 성장에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뜻하는 광주기를 절대 광주기(absolute photoperiod)로 부르고, 광합성 산물이 세포호흡 요구량을 넘는 세기의 빛이 있는 시간을 광합성 주기(photosynthetic period)로 부르자는 제안이 나왔다.


전자는 개화에, 후자는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 개화와 성장에 미치는 빛의 효과 달라


흥미롭게도 개화 여부는 낮의 길이, 빛이 존재하는 시간이 중요하지 빛의 세기는 관계가 없다.
빛을 감지하는 수용체가 민감해 흐린 빛도 쳐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물체의 성장은 좀 다르다. 잎이 자라고 새 가지가 나려면 재료와 에너지가 공급돼야 하므로 광합성이 충분히 일어나야 한다.
낮의 길이뿐 아니라 내리쬐는 빛의 세기도 중요하다.
아마도 광합성 활동량은 시간에 따른 빛 세기의 합인 빛의 총량과 비례할 것이고 따라서 식물체의 성장도 그럴 것이다. 과연 그럴까.


식물체의 성장 역시 광주기의 영향을 받는다. 빛이 충분해도 낮이 짧으면 성장이 더디다. 반면 낮이 길어지면 빠르게 성장한다. 보통 실험실에서 장일 조건은 하루에 빛의 세기가 충분한 인공조명 16시간을 켜 낮을 재현하고 단일(短日) 조건은 절반인 8시간 동안 같은 세기의 빛을 비춘다. 성장이 빛의 총량과 정비례한다면 장일 조건에서 생물량 증가 폭이 단일 조건의 2배이겠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크다. 낮이 가장 긴 하지를 전후해 식물체가 가장 왕성하게 자라는 배경이다.


이런 현상은 여러 성장 신호 경로 가운데 영향력이 큰 하나가 낮이 길 때만 스위치가 켜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실체는 모르는 상태였다.




장일식물인 애기장대의 개화(flowering)와 성장(leaf growth)에 미치는 빛의 영향이 꽤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빛이 약하더라도(low light) 낮이 길거나 짧더라도 밤에 일정 시간 빛을 쪼여주면 꽃이 일찍 핀다.


반면 성장은 낮이 길더라도 후반부(오후)에 빛이 약하면 성장 신호가 미미해 낮이 짧을 때처럼 제대로 자라지 않는다.
반면 낮이 길 때 오전에 약하고 오후에 충분하면(high light) 영향이 없다(오른쪽).
낮과 밤의 구분을 명쾌히 하기 위해 하루 24시간의 시작이 자정이 아니라 해 뜨는 시점이고 끝이 다음날 해 뜨기 직전로 배치했다(위에서 아래 방향). 사이언스 제공
● 오후에 강한 빛 있어야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많으면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 그렇다면 빛의 세기가 식물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데도 이 경로가 관여하지 않을까. 빛이 약하면 광합성 활동으로 만들어진 당이 적어 세포호흡 등 식물체의 기본 대사를 유지하는 에너지원으로 다 쓰여 MIPS1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빛의 세기를 5분의 1 수준으로 줄이자 정상 개체도 돌연변이체처럼 성장 속도가 느려졌다.


흥미롭게도 빛의 총량이 같아도 시간대에 따라 빛의 세기 분포가 다르면 성장 속도가 다르다. 장일 조건에서 오전에 빛이 약하더라도 오후에 충분하면 잘 자라지만 그 반대에서는 성장이 느려진다. 오후에 광합성이 충분히 일어날 때만 MIPS1이 활성화돼 미오이노시톨이 많이 만들어져 성장 모드로 바뀌는 것이다.


이는 식물이 해가 뜬 뒤 일정 시간 동안(단일 또는 장일의 전반부) 만들어진 광합성 산물은 녹말로 바꿔 밤에 쓸 에너지원으로 저장하고 그 뒤(장일의 후반부)의 광합성 산물을 성장에 투자하는 전략을 진화시킨 결과로 보인다.




기후변화로 인해 작물의 생체리듬을 분석해 최적의 시간대에 자원을 투입해 수확량을 늘리는 시간재배(chronoculture)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빛이 성장에 미치는 방식이 밝혀지면서실내농업에서 조명의 효율적인 활용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위키피디아 제공
● 개화는 절대 광주기, 성장은 광합성 주기


이번 발견은 식물의 성장 원리를 밝힌 것뿐 아니라 미래 농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인공조명을 쓰는 실내농업에서 특정 시간대에만 강한 빛을 쪼여 조명에 드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면서도 작물 성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애기장대에서 관찰된 현상이 다른 식물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므로 작물에 따른 최적 조건을 찾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100년 넘게 수많은 과학자가 식물의 광주기를 연구했음에도 성장과 관련한 근본적인 현상이 이제야 발견된 건 뜻밖의 일이다. 광주기가 개화와 성장에 미치는 메커니즘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연구자들은 낮의 길이만 중요할 뿐 빛의 세기는 상관없는 경우를 기존의 광주기에서 '절대 광주기'로 고쳐 불렀고(낮 길이 변화는 지구 공전 궤도에 따라 정해져 있으므로), 광합성 산물이 식물의 세포호흡 요구량을 넘는 세기의 빛이 있는 기간에 '광합성 주기'라는 이름을 붙였다.


앞으로 식물학 교재 개정판이 나온다면 이번 발견에 대한 설명과 함께 '광합성 주기'라는 용어가 들어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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