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A

腦와 해묵은 책

수승화강지촌 2025. 1. 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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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배가 고파 달걀 18개를 훔친 사내가
18개월형을 받았다

달걀 하나에 한 달형을 받은 것이다

곰국에, 계란프라이, 멸치볶음에, 시금치나물로
아침을 먹은 나는 참을 수 없는

굴욕과 부끄러움과 설움이 솟구쳤다

누가 저 사내의 가난에 돌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저 사내가 받은 형벌에 너와 나의 무관심도 가담한 것이다

18개월 형을 때린 검사는
아내가 차려준 더운밥을 먹고

기사 딸린 고급차를 타고 뻣뻣하게 목을 세운 채
출근하여 그것이 거룩한 사명이라도 되는 양

죄 지은 자들에게 엄한 벌을 내릴 것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이 없으면 누구나 짐승이 될 수 있다

18개의 계란이 하나, 하나가 낱개의 돌이 되어

구형을 내린 자의 얼굴을 향해 날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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