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A

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수승화강지촌 2023. 8. 7. 09:08
728x90



‘Bullshit’은  금기어다.

사전들은 ‘헛소리’쯤의 뜻으로 순하게 풀이하지만, 거기엔 10년 우정도 부술 수 있는 모욕의 뉘앙스가 담겨 있다.



*_협잡(humbug)
*_헛소리(buncombe)

*_허튼소리(nonsense)
*_사기(imposture)

*_허풍(brag)
*_거짓말(lie) 등


“우리 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개소리가 너무도 만연하다는 사실, 모든 이가 이것을 알고 있다.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개소리를 하고 다니니까.(?) 그런데 우리는 이런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개소리를 알아차리고 거기에 현혹되지 않을 정도의 능력은 갖추고 있다고 꽤 자만하고 있다. 그래서 개소리와 관련된 현상은 진지한 검토의 대상으로 부각되지 않았고, 지속적인 탐구의 주제가 되지도 않았다.”


저자는 ‘거짓말(쟁이)’과 ‘개소리(쟁이)’의 본질적인 차이를 사실(진실)과의 관계로 설명한다.


“거짓말(…)을 지어내기 위해서 거짓말쟁이는 무엇이 진실인지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야만 한다. 그리고 효과적인 거짓말을 지어내려면 거짓말쟁이는 자신의 허위를 그 진리의 위장 가면 아래에 설계해야 한다.”


반면에 개소리쟁이는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의 의도(목적)만 중요하다. 즉 의도에만 부합하면 무슨 말이든,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개소리를 통해 그는 “의견(이나 여론)을 유도하고 태도와 감정을 조작”한다. 요컨대 개소리의 본질은 “그것이 거짓이라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그것이 가짜(phony)라는 데 있다.


“개소리쟁이의 작업은 보다 광범위하고 독립적이며 임기응변과 꾸밈, 그리고 창의적인 연기의 여지가 많다.


그리고 대중은 거짓말쟁이보다 개소리쟁이에게 상대적으로 너그럽다.


'On Bullshit'의 한국어판 '개소리에 대하여'. 역자는 원제에 담긴 비속어 느낌을 살리기 위해 '개소리'로 번역했다고 '옮긴이의 글'에 적었다.


“개소리는 진실에 대한 존중을 훼손하고 관심을 약화시킴으로써 (거짓말보다 더 심각하게) 교활하게 사회에 해악을 끼친다.”



찬란한 역사나 신의 가호, 정의, 복지, 화합 등을 앞세운 정치인들의 추상적-포괄적 수사는, 프랭크퍼트의 분석에 따르면, 대부분 '개소리'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말의 진위나 실현 가능성이 아니라 말을 통해 치장될 자신의 이미지이고, 그로써 얻게 될 대중의 환심과 지지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언론 보도도 '거짓 뉴스'와 차별화돼야 할 '개소리'일 것이다.

728x90

'Q & 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묵의 Energy  (1) 2023.08.09
빈공간에 언어가 자리를 메우고 싶다기에  (8) 2023.08.08
아침 온도  (2) 2023.08.07
ㅡ삶의 사유  (3) 2023.08.06
....:)♡  (2) 2023.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