意識/아 ~ 잘 잤다(腦)

수면ㆍ의식과 무의식

수승화강지촌 2021. 1. 1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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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생의 30% 시간을 잠으로 보냅니다. 잠을 자는 동안 감각입력이 차단되고 온몸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죠. 그런데 수면 중 뇌는 휴식과 활동의 두 상태가 가능합니다. 수면은 서파수면과 렘수면으로 구분되는데, 서파수면은 뇌가 휴식하는 상태이고 렘수면에서는 몸이 휴식합니다. 렘수면에서는 골격근에 신경자극이 전달되지 않아서 움직일 수 없지요. .

주파수별 뇌파의 특성
델타파 : 깊은 수면, 혼수상태. 진폭이 가장 크고 느리며 각성이 떨어질수록 증가한다.
세타파 : 동조하여 발화하는 많은 뉴런이 관련된다. 기억을 회상하거나 명상 등의 조용한 집중 상태에서 관찰된다. 전뇌기저부에서 아세틸콜린이 대뇌피질 전체로 확산되는 현상과 관련되고, 중격핵에서 해마로의 신경신호 입력과 관련된다.
알파파 : 대규모의 뉴런들이 동조적으로 발화한다. 휴식 상태의 후두엽에서 주로 발생하며 수면 상태에서는 약해진다.
베타파 : 각성상태 및 집중적 뇌 활동과 연관된다. 특정 주파수의 리듬과도 같은 베타파는 병리적 현상 및 약물 효과와 관련이 있으며, 양반구에서 대칭적으로 분포한다. 전두엽에서 활발하나 피질의 손상된 부위에서는 감소하거나 사라진다.
감마파 : 피질과 피질하영역들 간의 정보교환, 의식적 각성상태와 렘수면시 꿈에서 나타난다. 베타파와 중복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기억 연상, 학습, 의식 각성에 관련된 아세틸콜린이 수면 시에도 활발히 분비된다. 아세틸콜린은 렘수면 꿈에서 시각 기억을 활발히 회상하게 한다.


휴식을 취하거나 눈을 감고 있거나 명상상태처럼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는 알파파가 많이 나타납니다.

적극적으로 정신 활동을 하고 있을 때는 베타파가 많이 나오죠. 베타파는 비동기화된 파형이라는 특징을 보입니다. 바깥자극을 받아들일때 신경세포들이 활발하지만 동기화되지 않아서 진폭이 낮고 주파수는 높은 파가 되지요. 이와 달리 뇌가 이완되어 있을 때는 신경세포가 동기화되어 주파수가 낮고 진폭이 높은 델타파, 세타파 같은 서파(slow wave)가 주로 나타납니다.

비-렘수면과 렘수면의 주기는 각성 단계에서 수면상태로 들어가면 네 단계로 이루어진 주기가 반복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수면 주기는 유아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변화하지요. 30~40대를 기준으로 수면 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수면 주기의 1단계는 잠을 청한 후 대략 10분쯤 지나 일어나죠. 각성상태에서 수면상태로 넘어가는 상태이기 때문에 1단계에는 각성과 수면이 섞여 있어요. 그 이후 수면상태로 들어가면 파장이 약간 길어집니다. 세타파가 나오죠.

1단계 후 수면은 2단계로 내려가 잠시 머물러요. 2단계는 좀 깁니다. 전체 수면시간의 50% 정도를 차지하죠. 2단계의 뇌전도 기록을 보면, 높은 주파수의 밀집된 파형이 나타났다가 안정된 후 다시 큰 파장이 나옵니다. 여기서 밀집된 파를 수면방추(sleep spindle)라고 해요. 파형이 방추, 즉 실패처럼 덩어리져 있죠. 수면방추는 주파수가 12~14Hz 정도 됩니다.

수면방추는 1단계에서 4단계까지 모든 수면 단계에서 나타납니다. 1분에 두 번에서 네 번 정도 나타나요. 그래서 수면방추를 보면 수면에 들어갔는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수면방추로 인해 수면이 유지되는 것이죠. 2단계 뇌전도 기록에서 진폭이 큰 파장은 K-복합(K-complex)이라고 하는데, 진폭이 상당히 큽니다. 실험 결과에 의하면, K-복합은 잠에서 깨어나는 걸 막아주죠. K-복합으로 인해 바깥에서 큰 소리가 들려도 깨지 않아요. 이런 K-복합은 수면방추와 달리 2단계에서만 나옵니다.


2단계에서 잠시 머무르다가 3단계로 내려가면서 잠이 점점 깊어집니다. 3단계에서는 1, 2단계 패턴과는 다르게 파장이 큰 동기 신호인(synchronized signal) 델타파가 불규칙하게 나타납니다. 여기서 델타파는 파장이 0.5~3Hz쯤 됩니다. 0.5Hz는 2초에 한 번 파형이 일어나며 3Hz는 1초에 세 번 파형이 생기지요. 3단계에서 일어나는 델타파는 3단계 수면 기간의 20~50% 정도를 차지합니다.

수면은 3단계에서 잠시 머무르다가 가장 깊은 4단계 수면으로 내려갑니다. 4단계에서도 델타파가 나타납니다. 델타파는 4단계 수면 기간의 50% 이상의 시간에서 발생합니다. 활동하는 신경세포의 수가 확 줄어드는 거죠. 이런 델타파가 나타나는 3, 4단계를 서파수면(slow wave sleep)이라고 합니다. 서파수면일 때는 아주 깊이 잠이 들어 밖에서 들리는 큰 소리에도 쉽게 깨지 않습니다. 1, 2단계에서는 누군가 깨우거나 스스로 잠이 깨면 쉽게 일어나는데 4단계에서는 잠에서 깨더라도 뇌가 쉽게 각성되지 않습니다. 깨워봐도 쓰러지거나 횡설수설하고, 꿈을 꾼 내용을 물어보면 설명을 잘 못하죠. 뇌가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겁니다.

4단계의 깊은 수면이 15분쯤 유지되다가 3단계를 거치지 않고 2단계의 옅은 잠으로 바뀌지요. 2단계에서 조금 머물다가 1단계로 더 올라가고, 1단계에서 조금 머물다가 2단계로 다시 내려가면서 두 번째 수면 주기가 시작되죠. 매 단계는 10~20분 사이에 바뀝니다. 경험을 떠올려 비교해보면 이 주기가 이해됩니다. 잠자리에 들면 한 시간 이내에 깊은 수면상태에 도달하지요. 그다음부터는 얕은 잠을 잡니다. 수면 시간이 경과할수록 4단계의 깊은 잠에 들기 어렵고 3단계, 2단계, 1단계를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아침이 되지요. 마지막으로 1단계에서 각성상태로 변환되어 잠에서 깨죠.

지금까지 살펴본 이 수면 주기는 성인의 평균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갓난아이와 노인의 수면 주기는 또 달라요. 갓난아이는 수면에서 렘수면이 70% 정도로 많고, 성인이 되면 렘수면이 15%로 줄어들지요. 갓난아기들은 자다 깨다를 반복합니다. 태아 시기에는 렘수면이 대부분이며 생후 4개월까지는 대략 수면의 반이 렘수면입니다. 신생아는 각성과 수면을 반복합니다. 이것은 뇌의 생리적 작용으로 수면과 각성상태가 상호 교번적으로 변환된다고 볼 수 있지요. 유아기 이후부터는 수면에서 렘수면의 비율은 줄어들어 어른이 되면 대략 수면 시간의 15% 정도를 차지합니다.


두 번째 수면 주기가 시작되기 전, 1단계에서 머물 때 렘수면이라는 매우 특이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렘(REM)수면은 빠른 안구운동을 뜻하는 ‘rapid eye movement’의 줄임말이지요. 렘수면은 수면현상과 꿈의 본질을 밝히는데 중요합니다.

렘수면은 1953년 너새니얼 클레이트먼(Nathaniel Kleitman)과 그의 제자 유진 아제린스키(Eugene Aserinsky)의 수면 실험에서 발견되었죠. 수면 실험에서 그들은 눈 주변에 안전도 탐지 전극을 붙이고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당시까지 생리학자들은 눈동자의 움직임은 활동량과 비례하기 때문에, 깨어 있을 때는 안구운동이 활발하지만 잠들어 있을 때는 안구운동을 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실험도 그런 믿음에 따라 진행되었죠. 의식이 또렷할 때는 눈동자가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의식이 점점 흐릿해지면 움직임이 느려집니다. 잠이 들면 눈동자가 거의 움직이지 않죠.

그런데 잠이 깊이 든 시간에 기록된 결과를 보니 눈동자가 깨어 있을 때만큼 활발하게 계속 움직인 거에요. 이걸 보고 장비가 오작동 하는 줄 알고 몇 번을 다시 실험했는데 결과는 같았습니다. 또 다시 몇 번을 더 측정하면서 확실해졌지요. 아주 깊은 잠에 들었을 때의 일정 구간, 즉 1단계에서 눈동자가 급격하게 움직였던 겁니다. 뇌전도 기록도 각성상태에서와 거의 같았어요. 깨어 있을 때처럼 세타파가 약간 나오고 비동기 신호인 베타파가 나타났던 거죠.


렘수면의 발견은 매우 중요합니다. 꿈 연구가인 앨런 홉슨은 렘수면의 발견이 DNA 구조의 발견만큼 중요하다고 말하지요. 수면 연구가들이 렘수면 상태인 사람들을 깨워 관찰하면서 그 의미가 알려지게 되었죠. 렘수면 상태에서 깨어난 사람들의 90% 이상이 꿈을 꾸었다고 보고합니다. 렘수면은 꿈과 관련있지요. 하지만 렘수면과 꿈은 같은 뇌 현상이 아닙니다. 서파수면 단계에서도 드물게 꿈을 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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