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昇火降支村/自然과의 窓

흙색갈

수승화강지촌 2022. 7. 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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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의 색이 검을수록 좋은 토양이다. 흙이 검다는 것은 바로 ‘부식’이라는 성분이 많기 때문인데, 그 부식은 바로 유기물을 말하는 것이다.

유기물은 토양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점차 검은색으로 변화되는데, 이것을 ‘유기물이 부식화되는 과정’이라 하고, 토양을 가장 비옥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유기물이란? 식물의 잔류물인 잎, 가지, 뿌리 등이나 곤충이나 동물의 분뇨 등에서 유래된 것으로 광합성작용에서 만들어진 탄소(C)화합물을 함유한 물질을 말한다. 그 유기물이 매우 작게 분해되면 ‘부식’이라고 부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유기물과 부식을 같은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토양에는 유기물이 분해된 부식이 많아야 좋은 토양이 되는 것이다.


좋은 토양은 3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력이라고 하며,

①통기성
②보수력
③보비력이다.

그리고 부식화가 잘된 토양, 즉 부식이 많은 토양은 통기성, 보수력, 보비력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토양에 유기물 부식이 많으면 스폰지 밟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산에 올라 숲속을 걷다 보면 아마 그런 스폰지와 같은 탄력을 느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토양의 유기물 함량은 평균 2% 정도이지만, 퇴비로 농사짓던 옛날에는 4.5~5% 정도로 높았었다고 한다. 몇십 년 동안 2%까지 줄었는데, 그 이유는 지금의 농사는 화학비료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고, 화학비료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퇴비 넣기를 줄이거나 아예 사용 안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화학비료, 특히 복합비료를 계속 사용하게 되면 농작물은 점점 더 심한 편식(偏食)을 하게 되고 연약하게 성장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곳들을 일명 ‘흑토지대‘라 부르며 우크라이나 등 세계의 몇몇 곳이 있고, 그곳에 유기물함량은 보통 5~10% 내외이고, 많은 곳은 15%까지 있다고 한다.


이런 흑토지대는 세계의 곡창지대라고 불리우며, 농업생산성도 거의 우리나라의 2배에 가까운데, 그 원인은 유기물 부식함량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흑토지대는 기후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장마나 태풍이 없어 강수량이 적은 편이지만, 평소에 비가 조금씩 알맞게 내려 빗물이 흘러내리지(세탈洗脫) 않아 땅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모든 유기물들이 떠내려가질 않고 토양에 쌓여 “부식화”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수백만년에서 수억년동안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유기물이 쌓인 흙은 흑토가 되고 흑토층의 토심이 매우 깊어진 것이다.

이러한 장마와 태풍이 있는 우리나라 몬슨기후에서는 흑토가 된다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토양에 퇴비를 많이 넣는 것이 토양관리의 핵심인 것이다.

퇴비 속에 유기물 부식은 양분보관 능력이 뛰어나며, 물에 녹아 떠내려가는 양분을 최소화 시켜줄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원리를 경험적으로 이미 알고 계셨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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