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를 보통 시장에서 사다 먹지만 집에서도 화분에 길러 며린 잎을 그때그때 뜯어 무쳐 먹으면 여리고 싱싱한 그 맛은 별미가 아닐 수 없지요.
특히 요사이는 새 품종인 솔잎부추가 개발되어 정말 여린 잎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추에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요?
부추는 ‘신양허증’에 좋습니다. 부추의 효능은 이 한마디로 다압축할 수 있습니다. 신양허증이 무어냐구요? 한마디로 양기가 허해져서 생긴 여러 증세들 즉 양기 허약 증후군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신양허증은 어떤 증세로 나타나는 것일 까요?
정력이 떨어지고 유정, 몽정, 조루 같은 성 신경 쇠약이 나타납니다. 또 정액량이 줄고 고환이 조그마하게 위축됩니다. 서욕마저 감퇴됩니다. 여성의 경우라면 월경불순이 있거나 월경통이 심하며 냉이 많이 흘러내려 외움부가 항상 젖어 있기 때문에 외음부가 잘 헐기까지 합니다.
손발이 너무너무 냉하고 아랫배도 냉합니다. 그 까닭에 식욕이 없고 소화가 안되며 찬음식을 들면 더 심합니다. 특히 술을 마신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설사를 하거나 혹은 새벽녘에 설사가 잦고 혹은 설사까지는 안 하더라도 배가 항상 부글뿌글 긇으며 불편합니다.
또한 허리나 엉치가지 냉해서 요통이나 무릎 통증이 있습니다. 괜히 불안하고 초조하고 정서적으로 도저히 안정되지 못하며 숙면을 취할 수 없습니다. 특히 소변을 자주 보는데 왠지 시원치 못하고 소변이 물처럼 맑거나 혹은 소변 속에 실 같은 것들이 둥둥 떠다니거나 매우 뿌옇지요.
이 양기 허약 증후군은 인체의 근본적인 열 에너지원이 모자라서 오는 것입니다.
부추는 인체의 열에너지원을 돋우는 보온 효과가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부추가 더운 성질을 갖고 있는 식품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보온 효과가 있다는 것이지요.
한편 부추는 위와 장의 기능을 강화하고 촉진합니다. 항균 작용돠 있어서 위와 장의 세군성 질환이나 식중독 같은 것도 풀어 주지요.
또 부추를 상식하면 통풍에 걸리지 않는다고 알려져 왔지요.
아울러 부추는 강장작용을 합니다. 여러 내장기도 강하게 만들어 주며 , 철분이 많아 혈액을 정상화하며 세포에 활력을 주는 힘이 있습니다.
특히 부추는 간기능을 강하게 해주기 때문에 간에 너무 좋지요. 즉 간기능을 강화해서 해독 작용을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중국에는 정월에 부추 등 오신체를 먹으면 일년 내내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풍습이 있었답니다.
이렇게 간이나 심장이나 호흡기 기능이 강화되면 물론 정력도 한층 강화됩니다.
부추는 또 몸 안에 원활히 흐르지 못하고 뭉쳐 있는 피가 제대로 순환되도록 돕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뜨거운 성질을 갖고 있는 부추는 어혈을 풀고 혈액순환을 돕습니다. 어깨가 결린다, 허리가 아프다. 어혈로 입술 색깔마져 푸른 자줏빛을 띠고 얼굴이 검어지면서 기미가 잔뜩 앉는다 할 때도 부추를 들면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지혈 작용도 하므로 출혈성 질환에 보조 요법으로 부추를 드세요. 혹은 부추즙을 바르기만 해도 지혈 작용이 좋습니다.
어혈이 풀리고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전신 기능이 고양되고 페니스로 가는 혈액의 유입량도 좋아지기 때문에 정력도 한층 좋아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부추는 또 신경 안정제 역할을 합니다. 영양가가 높고 카로틴, 비타민 B1, B2, C등이 풍부합니다. 특히 부추 속의 유화알릴 성분은 신경을 진정시키는 작용도 하고, 비타민 B1의 흡수를 좋게도 하지요. 그래서 정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풀고 집중력을 키어줍니다. 온몸의 피로감이나 무력감을 없애며 식욕을 돕고 소화를 촉진하기도 하며, 심장이 심하게 고동치거나 숨이 차오르는 것을 막아 줍니다. 손발이 저리거나 붓는 증세도 말끔히 없애주지요.
그렇다면 부추를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요?
첫째, 부추죽을 쑤어 먹는 법이 있겠지요.
부추죽은 설사를 다스리거나 감기에도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마, 가다랭이포를 우려낸 국물에 된장으로 맛을 내고 현미밥을 넣거나 쌀을 불려 넣고 약한 불에서 끓이고 부추를 넣고 뜨거울 때 먹어야 효과가 있습니다. 뜨거운 부추죽에 후추를 듬뿍 뿌려 먹으면 웬만한 설사도 금방 멈춘다고 하지요.
그런데 부추죽은 몸을 따듯하게 하고 정장 작용을 합니다. 정력도 무지무지하게 강하게 해주지요. 몸이 약한 분들, 열심히 들어보세요.
혹시 만들기가 번거롭게 여겨지면 부추를 그냥 된장국에 넣어 끓인 다음 뜨겁게 마셔도 좋습니다. 정력제이기도 하지만 감기나 기침에도 좋지요. 감기 때는 이것을 뜨겁게 마시고 땀을 내도록 하세요.
둘째 부추를 생즙을 내어 마셔도 좋습니다.
부추를 깨끗이 다듬어 씻어 물기를 뺀 다음 잘게 썰어 분마기에 넣고 곱게 갑니다. 즙이 생기면 가젤 싸서 꼭 잡니다. 여기에 청주를 조금 섞어 잠자기 전에 마시면 신양허증에 의한 스태미나 부족에 효과적이지요.
청주를 섞지 않은 부추 생즙은 식중독에 의한 설사 때도 좋고, 기침이 그치지 않거나 천식으로 호흡이 가빠오고 가슴이 답답할 때도 좋습니다. 저혈압에도 매일 아침마다 한 컵씩 마셔 보세요. 놀랍도록 개선돌 테니까요.
부추 생즙만 마시기가 역겨우면 부추 생즙에 뜨거운 물을 타시면 마시기가 한결 좋아지죠. 이렇게 여성들 월경불순에 또 그렇게 좋다는 것입니다. 월경 주기가 고르지 못한 여성들이 많지요. 이런분들 중에는 예상외로 신양허증인 경우가 많습니다. 또 월경통으로 꼼짝 못하고 쩔쩔매는 경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부추즙을 뜨거운 물과 섞어 마신 다음 1시간 정도 조용히 누워 안정을 취하세요. 진통제를 들지 않아도 충분히 견딜만해집니다.
아참! 임신해거 입덧이 심한 경우 있지요? 음식을 하나도 들지 못하고 음식 얘기만 들어도 메스꺼워 견딜 수 없을 때도 부추 생즙이 좋답니다. 부추 생즙에 우유를 섞어 마셔보세요.
구토 또는 아침마다 구역질이 심한 경우에는 부추 생즙 한 컵에 생강즙을 약간 얺고 마셔도 좋습니다.
셋째, 기름에 볶아 마늘, 간장을 조금 넣어 먹어도 좋겠구요. 잘게 썬 부추에 달걀, 설탕, 소금, 기름을 넣고 프라이팬에 살작 볶아 먹기도 하지요.
넷째, 부추를 데쳐서 참개 등을 넣어 무쳐 먹으면 이것 역시 정력제로 그만이지요. 물론 빈혈에도 좋고 식욕을 증진시키기도 하니까 입맛이 통 없을 때 많이 드세요.
다섯째, 부추의 잎이나 부추의 뿌리만 약으로 쓰는게 아닙니다. 부추의 씨도 훌륭한 약이지요. 9월에 곷이 진 뒤에 10월이면 ‘삭과’가 여무는데 이 속에 여섯 개의 검은 씨가 들어 있지요. 이 씨를 채취하여 약으로 쓰는데 동의보감에서는 이것을 ‘구자’라는 약명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부추씨 3g을 한잔의 물에 넣어 저반으로 달여 한 번에 마셔도 좋고 또는 부추씨를 볶아서 가루낸 것 4~6g을 부추 생즙으로 복용해도 좋습니다.
또는 부추씨를 식초에 삶아낸 다음 이것을 볶아 가루내어 온수로 공복에 먹습니다. 혹은 부추씨를 물로 끓이다가 찹쌀을 넣고 파를 썰어 넣은 다음 긇여서, 그 즙을 마셔도 좋습니다.
정력제로 이름난 요법인데, 유정이니 몽정이니 조루증이니 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소변이 잦다. 야간 빈뇨증으로 한밤중에 소변이 마려워서 자주 깨어난다, 전립성의 기능이 좋지 못해 소변을 보기 어렵다는 데도 좋고 어린이의 야뇨증에도 아주 좋은 치료제가 됩니다.
물론 요통에도 좋지요. 특히 신허요통이라고 해서 비뇨생시기 계통의 기능이 약해져서 오는 요통에 좋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도 부추씨를 끓여 마시거나 부추씨를 볶아 가루낸 것을 부추 생즙으로 복용합니다. 이때 부추 생즙에 청주를 조금 타면 더 좋습니다. 생즙을 마시기 어려워하는 분들은 부추를 중불ㄹ 끓이세요. 센불로 끓이면 안됩니다. 다 끓여져서 물이 반으로 줄면 부추를 건져내고 부추를 우려낸 그 물에 청주를 타서 그것으로 부추씨 가루를 복용해도 됩니다.
부추씨는 근질기게 떨어지지 않는 딸꾹질에도 좋습니다. 부추씨를 가루내어 4g씩 온수로 복용하도록 합니다.
그러면 부추를 사용할 때의 주의점을 알려 드리지요.
첫째 부추는 잎 길이가 약간 짧고 부드러우며 녹색이 짙고 윤기가 있는 것이 약효도 좋습니다.
둘째, 부추잎을 채취할 때는 한낮을 피해야 합니다.
셋째, 부추는 봄에 먹으면 향긋하고 여름에는 냄새난다고 옛책에 기록된 것으로 보아 주로 봄에 부추를 즐겼던 것 같습니다.
넷째, 음식 배합으로는 돼지고기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흔히 부추를 쇠고기와 함께 볶아 먹지만 옛책에는 쇠고기와는 그리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지요.
다섯째, 참깨는 강한 엽록소를 갖고 있는 부추와 합치면 가장 이상적인 음식이 됩니다. 맛으로도 부추와 참깨는 너무 잘 어울립니다. 그러므로 부추 요리를 할 땐 참깨를 듬뿍 치세요.
여섯째, 혹시 아토피성 피부로 고생하는 분들 있으세요? 그런분들은 부추를 적게 드세요.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일곱째, 항상 몸이 뜨거운 체질도 부추가 맞지 않습니다.
여덟째, 부추가 설사에 좋다. 식중독에 좋다고 했지만 욕심 내서 한꺼번에 다량을 복용하시면 오히려 설사를 멈추게 하기는커녕 멀쩡한 장까지 자극하여 설사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급성 설사에는 너무 서둘러 부추를 드시지 마세요.
그런데 전염성 질환의 하나인 설사일 때는 부추죽으로 치료할 생각을 하지 말고 우선 의사의 치료와 지도를 받도록 하세요.
-신재용의 신동의보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