避知音說
지음을 피하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지음은 자신을 잘 알아주는 벗을 뜻한다.
그러면 왜 지음을 피하라고 했을까?
《피지음설의 내용》
'선비가 출세하는 것은 지음이 있기 때문이지만, 말세의 지음은 재앙을 줄 뿐이다. 재물이 재앙이 되는 것은 재물을 많이 지출하기 때문이요, 권세도 재앙이 된 것은 권세를 많이 부려먹었기 때문이요,
지음도 선비의 재앙이 된 것은 지음을 많이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진 선비는 자신의 지음이기를 원하는 사람을 피하는 것이다. 서로 만나서 해롭지 않은 것은 산수(山水)와 전야(田野) 사이에 있는 지음뿐이다.'
한마디로 재물과 권세를 목표나 매개로 한 지음은 재앙의 빌미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재주나 능력을 알아주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와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참 지음이라고나 할까?
역설적인 말이긴 하지만, 인간사 이치가 그런 면이 있다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
지음으로 자처하는 이가 추천하거나 발탁해서, 정·관계의 선망하는 자리에 올랐다가 권력형 비리에 얽혀 하루아침에 수인이 되거나 권력의 부침 과정에 휩쓸려 몰락하고 패가망신하는 예는 이지함이 살던 때나 지금 할 것 없이 너무나 많다.
. 다만 말세라고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 어수선한 시대에, 사생결단식 진영 싸움만 난무하는 험악한 총선 정국을 바라보며, 공천과정에서 누군가를 추천하고 발탁할 사람이든, 그 사람에 의해 추천을 받거나 발탁될 사람이든, 피지음설이 경계하는 바를 한 번이라도 숙고한다면 어지러운 선거판이 조금이나마 '인간화'되지 않을까 하는 부질없는 기대를 해본다.
※ https://namu.wiki/w/%EC%A7%80%EC%9D%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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