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昇火降支村/Soil ... 흙에 대한 이야기

흙이 생명이다.

수승화강지촌 2021. 9. 2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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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흙을 만드는 방법은 숲의 방식을 따라하면 된다.

숲은 자신의 낙엽을 계속 흙 위에 덮어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생명농업 농부도 그런 숲의 방식을 따라 해주면 된다. 낙엽이나 풀 혹은 각종 농업부산물이나 왕겨나 톱밥, 볏짚이나 밀짚 보릿짚 또는 작은 나뭇조각(우드칩) 등 식물성 잔재들을 두둑에 흙이 보이지 않게 덮어주기만 하면 된다.

그런 식물성 잔재들은 미생물의 집이 되어 많은 미생물들이 들어와 살 수 있게 된다. 미생물들이 많아지면 먹이사슬로 인해 선충과 지렁이와 작은 곤충과 생물들이 살 수 있는 땅이 되어간다. 그렇게 미생물과 작은 생명체들이 잘 살게 하려면 농약과 비료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토착미생물을 배양하여 좋은 퇴비를 만들어 흙속에 넣어주거나 풀을 덮어준 위에 적당량을 뿌려주어도 좋다.

미생물은 건조한 곳보다 약간의 습기가 있는 곳을 좋아하고 더 많이 번식하므로 수시로 수분을 공급하거나 빗물을 받아서 뿌려주어도 좋다.

땅이 더욱 좋아지려면 매년 땅갈이를 하는 농사법을 버리고 한 번 만든 두둑을 10년 이상 땅갈이 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물의 잔재로 이루어진 유기물 덮어주기와 무경운 농법이야말로 좋은 땅을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유기물 덮어주기의 효과

농사지을 두둑에 유기물을 덮어주기만 하면 좋은 땅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어떤 점에서 그렇게 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유기물을 흙 위에 덮어주면 그 유기물이 그 땅 주변에 살고 있던 미생물의 집이 될 수 있다. 미생물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이 그들의 먹이가 되고 집이 될 수 있는 숲속이다. 단순한 숲이 아니라 낙엽이 쌓여있는 숲이다. 맨흙만 노출되어있는 땅에서 미생물이 살 수 있는 곳은 작물이 뿌리를 내린 땅속 일부와 작물의 줄기와 잎뿐이다. 그에 비해 작물 주변에 숲처럼 낙엽이나 많은 유기물이 덮여있다면 미생물들은 집과 먹이가 있으니 좋아라하며 몰려와 살 수 있게 된다. 어느 곳이 미생물이 많을지는 너무도 자명한 것이다.

두둑에 유기물을 덮어두면 햇볕이 나도 표면의 수분 증발양이 상당히 줄어든다. 따라서 흙에 보습효과를 주기도 하고, 장마가 와서 많은 비가 쏟아져 내려도 표토가 유실되거나 두둑이 무너져 내리는 사태가 오지 않는다. 추울 때는 땅의 온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해서 유기물이 잘 덮인 두둑은 겨울철이 되어도 잘 얼지 않는다. 또한 유기물 덮어주기는 너무 더운 여름철에 지온이 지나치게 올라가 작물이 시드는 현상을 방지해주기도 한다.

유기물 덮어주기의 가장 중요한 효과 가운데 하나는 작물의 성장에 방해가 되는 풀이나 잡초가 나는 것을 막아주는 일이다. 풀 때문에 농사짓기가 가장 힘들다는 고백을 많이 듣지만 이런 방법을 쓰면 별도의 김매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풀을 걱정하지 않고 즐겁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미생물들이 집으로 사용하던 유기물 위에 새로운 유기물을 보충해서 덮어주면 이전의 유기물은 미생물의 먹이가 된다. 유기물이 덮여있는 땅은 그렇지 않은 땅에 비해 양분 보습능력이 4-20배 정도 뛰어나다. 게다가 미생물이 먹어치운 유기물들은 좋은 퇴비가 되어 작물의 뿌리가 잘 흡수하게 되니 작물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된다. 작물이 건강하게 자라면 병충해에 대한 저항력이 절로 좋아지게 되니 유기물 덮어주기야말로 좋은 땅을 만드는 핵심요소라 할 수 있다.


지렁이가 살고 있는 땅

좋은 땅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지렁이가 살고 있는 땅이다. 유기물 덮어주기를 잘 한 땅에 가보면 여지없이 많은 지렁이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렁이는 여러 가지 점에서 좋은 땅을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선 지렁이는 농경지의 유기물을 먹고 살아가면서 유기물을 잘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 유기물을 먹고 배설한 지렁이똥은 흙을 떼알구조화 시키며 땅을 기름지게 만드는 가장 좋은 재료가 된다. 이 세상 그 어떤 퇴비보다도 더 좋은 지렁이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땅이라면 계속해서 많은 퇴비를 넣지 않아도 된다. 지렁이의 먹이가 될 수 있는 유기물을 계속 덮어주기만 해도 그것을 먹고 배설하는 지렁이들이 많으면 되는 것이다.

지렁이에게서 나오는 끈끈한 액에는 살균작용이 있어서 지렁이들이 살고 있는 땅에는 작물에 해로운 균들이 살아남기 어렵다. 그리고 지렁이는 땅갈이의 선수다. 지렁이 한 마리가 1년에 땅속에 낼 수 있는 길은 그 길이가 4km 정도가 된다. 땅속 곳곳에 그 정도의 많은 터널을 만들어 놓게 되니 작물이 뿌리를 뻗거나 뿌리가 숨을 쉬는데 너무나 도움이 된다. 작물이 힘들지 않고 뿌리를 깊이 뻗어 내리게 되니 작물의 윗부분 줄기나 열매가 튼실해질 수밖에 더 있겠는가! 지렁이가 살고 있는 떼알구조화 된 땅은 그렇지 못한 땅에 비해 수분흡수율이 7-20배 정도로 높아진다. 그래서 웬만한 장마에도 두둑이나 골이 질퍽거리지 않고 어느 정도의 가뭄에도 작물들이 수분부족을 겪지 않을 수 있다. 우리들의 생명농업 농장을 지렁이가 살 수 있는 땅으로 만들자. 좋은 땅을 만들 줄 아는 농부야말로 대농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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