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나무가 뽕 하고 방귀를 뀌니 / 대나무가 댓끼 놈 야단을 치네 / 참나무가 점잖게 하는 말 /
참 아 라.
뽕나무 열매
뽕나무와 산뽕나무, 그리고 산기슭이나 들에서 볼 수 있는 가새뽕나무가 있다.
둥글둥글게 생긴 뽕나무 잎에 비해 가새뽕나무는 가새(가위의 사투리)로 자른 듯이 잎이 여러 갈래로 깊게 갈라져 있다.
이들은 보통 봄에 꽃이 피어 여름 햇살이 뜨거워질 즈음 열매가 까맣게 익는다. 굳이 따지면 뽕나무라고 해서 이름이 꾸지뽕나무도 있다.
꾸지뽕나무는 주로 남쪽지방 야산에 사는데 다른 뽕나무와 다르게 가시가 있다. 꽃도 6월에 피어 가을이 시작될 무렵부터 열매가 익는다.
이외에도 잎에 털이 있어 털뽕나무로 불리는 돌뽕나무가 있다.
이들 모두 검은 열매를 먹고 잎은 누에를 친다. 이것이 뽕나무들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소나무의 열매는 솔방울,
벚나무의 열매는 버찌,
뽕나무의 열매는 오디
오디는 신맛과 단맛이 있는데 익을수록 단맛이 강해져 달콤한 향을 풍긴다. 까만 열매를 나무에서 하나하나 따먹는 재미가 꽤 쏠쏠한데, 달고 잘 익은 오디는 만지면 금새 물렁물렁해져 어느새 손가락도 새까매지고 입술도 새까매진다.
맛도 있 또한 간식이다.
참새, 박새, 직박구리, 산비둘기, 까치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모여 초여름의 만찬을 즐긴다.
한참을 여기저기 따 먹던 새들이 배부른지 날아오르면서 떨구고 간 새똥을 보면 오디의 색을 닮아 보라색이다. 버찌와 더불어 여름철 새들의 중요한 먹이다.
그런데 오디가 달리기도 전 뽕나무를 가장 좋아하는 것은 누에나방의 애벌레인 누에다. 누에는 이 뽕나무의 잎을 먹고 몸을 키워 번데기가 되는데 이때 고치를 만들어 들어앉는다. 사람들은 이 고치에서 실을 뽑아 비단이라는 반짝반짝 윤이 나고 보들보들한 천을 만든다.
뽕나무에 관해 전해 내려오는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 있는 아버지를 모신 효자가 있었다. 백방으로 약을 써 봐도 차도가 없었는데 천 년된 거북이를 고아 먹으면 병이 낫는다는 소문을 듣고 무척 어렵게 천년 묵은 거북이를 잡아 집으로 가는 중에 커다란 뽕나무 밑에서 땀을 닦으며 쉬게 됐다.
이때 거북이가 “나는 영험한 거북이라 100년을 가마솥에 넣고 끓여도 죽지 않으니 헛수고 말아라”라고 하자 그 말을 듣고 있던 뽕나무가 “아무리 영험해도 뽕나무 장작으로 불을 지피면 당장 죽을걸.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서 내가 가장 강한 나무지”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효자는 그 뽕나무를 베어다가 불을 지펴 영험한 거북이를 삶을 수 있었으며 아버지의 병을 고칠 수가 있었단다. 효자에겐 잘 된 일이지만 거북이와 뽕나무 입장에선 자신만을 믿고 큰 소리쳤다가 봉변을 당한 셈이다. 괜히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말조심을 하라는 이야기다.
신승희(생태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