意識/아 ~ 잘 잤다(腦)

수면의 이유와 목적

수승화강지촌 2021. 1. 15.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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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보통 휴식을 위해서 잠을 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 잠을 잘 때 몸과 뇌는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하는데 편안히 누워서 책을 볼 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한다. 만약 휴식을 위해서 잠을 잔다면 잠은 그리 좋은 방식은 아닌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운동을 많이 한 다음 날에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경험에 근거해 지친 몸을 회복하는 것이 잠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 수면과 운동 사이의 관련성도 그리 밀접하지 않다고 한다. 한 연구에서는 신체 건강한 참가자들을 침대에서 쉬게 하며 6주를 관찰했지만 수면에 변화가 없었다. 만약 수면이 피로를 보상해주는 것이라면, 침대에서 쉬기만 한 참가자들은 평소보다 적게 자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운동은 수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일까? 수면 연구의 대가인 영국의 심리학자 호른(J. A. Horne)은 운동이 직접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해서 올라간 체온이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다음과 같은 재미난 실험을 고안했다.

참가자 전원에게 러닝머신에서 달리기를 하게 했다. 이때 한 집단의 참가자들에게는 선풍기로 시원한 바람을 제공하고 피부에 물을 뿌려주면서 체온의 상승을 막았다. 다른 집단의 참가자들에게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서 체온이 대략 섭씨 1도 상승했다.

만약 두 집단에서 수면의 변화가 동일하다면 운동이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수면을 체온과 연관시켜 볼 수 있을 것이다. 실험 결과는 전자가 아닌 후자였다. 체온이 올라가지 않은 집단은 수면의 변화가 없었으나 체온이 올라간 집단은 전체 수면 중에서 서파(slow-wave) 수면이 더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서파 수면이란 느린 뇌파(brain waves)가 발생하는 수면으로 뇌의 대사율이 낮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호른은 이 실험의 결과에 대해 운동이 뇌의 온도를 올려서 대사율을 높이고, 이는 대사율을 낮추는 서파 수면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또 다른 실험에서는 헤어드라이어로 참가자의 머리와 얼굴을 따뜻하게 해 뇌의 온도를 대략 1도 정도 올리는 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 6명 중 4명의 서파 수면이 증가했다.

많은 학자들은 수면을 연구하기 위해 뇌파를 이용한다. 뇌전도(EEG ; electroencephalogram (뉴런 참조)라고도 하는 뇌파는 뇌 세포인 뉴런이 전기적 활동을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전자기파다. 뇌파는 주기에 따라서 베타(β, 14~30Hz), 알파(α, 9~13Hz), 세타(θ, 4~8Hz), 델타(δ, 1~3Hz)로 구분한다. 베타와 알파는 깨어 있을 때 나오는 뇌파로, 눈을 뜨고 있을 때는 베타파가 나오고, 눈을 감고 편안한 상태로 있으면 알파파가 나온다. 또한 수면 상태일 때는 느린 뇌파인 세타와 델타파가 나온다. 뇌파의 주기가 높은 것은 뇌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고, 주기가 낮은 것은 뇌의 활동이 느려졌다는 것이다.

수면은 크게 서파 수면이라고 하는 non-REM 수면과 REM 수면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비율은 대략 80 대 20이다. REM은 빠른 안구 운동(Rapid Eye Movement)의 약어다. 실제로 잠을 자는 사람을 관찰해 보면 때때로 눈꺼풀 아래에서 빠르게 안구가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REM 수면은 수면 연구의 핵심 주제이기도 할 만큼 독특한 현상이다.

non-REM 수면일 때는 세타와 델타파가 나와서 뇌가 서서히 활동하지만 놀랍게도 REM 수면시에는 베타와 알파파가 나온다. 우리의 몸은 수면중이지만 우리의 뇌는 깨어 있다고 해서 REM 수면을 역설적 수면(paradoxical sleep)이라고도 한다. REM 수면을 통해 우리는 잠이 단지 활동의 반대인 휴식이 아니라 또 다른 활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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