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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너의 무의식이 보인다면
무의식은 대체로 저열하다.
오죽하면 의식의 표면 위로 올라오지 못한 채 무의식이 되었겠는가!
우리는 모두 자신의 무의식보다 타인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데 더 유능하다.
무의식이라는 것이 원래 내가 의식할 수 없어 무의식으로 돼 버리는 것이니 당연한 일이다. 내 무의식은 내 눈에 잘 안 보인다. 내 눈에는 타인의 무의식만 보인다.
그렇다면 타인의 눈에는 나의 무의식이 보일 것이다. 당연한 논리지만 이 당연한 논리를 사람들은 자주 의식하지 못한다.
지금 당장 자신에게 보이는 타인의 무의식에 혀를 끌끌 차기가 바쁘다. 그러나 타인의 무의식을 볼 때 ‘내가 네 속 다 들여다본다’에 그치면 안 된다. ‘나에게 너의 무의식이 보인다면 너에게는 나의 무의식이 보이겠구나’가 오히려 우리가 봐야 할 진실이다.
... 자신의 인식의 사각지대를 밝히려는 노력은 자신의 무의식을 보게 하고 자기 자신을 알게 한다.
인생의 목적이 자기 자신을 알아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자아실현)이라고 할 때 이를 가장 잘 도와주는 학문은 보편적 인식을 지향하는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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