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의 의미 찾기,
실존 철학 관점에서 거주가 ‘현 존재’, ‘있음’을 의미하듯, 거주지를 정비하는 것은 현재의 자신에 대한 점검이며, 거주 세계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내포한다.
특히 집의 기능이 외부 지향적으로 확산하였던 과거와는 달리, 집의 기본 기능은 강화하되 외부의 기능이 집 안으로 역이동하는 패러다임 전환은 이례적이다.
따라서 곧 다가올 미래의 집과 공간은
마치 영화 속 트랜스포머 로봇처럼 쉽게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간 정형화된 방법으로 구조화된 내부 공간,
값비싼 노동력과 건축비용이 투입돼 섣부르게 변화를 줄 수 없었던 집.
이들이 이제는 빠르고, 가볍게,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것은 새로운 니즈다,
거주의 ‘0’, ~ / 회규로
거주(居住)는 ‘정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사는 일, 또는 그곳’을 의미한다.
단어의 의미 기저에는
인간의 주체적인 선택 의지, 삶의 과정, 장소적 맥락을 내포하고 있다.
즉 거주란 물리적 공간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인간과 환경과의 공존,
그리고 인간의 경험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이 모든 것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 낸 거주 형태는 개인, 가족, 지역, 더 나아가 나라의 문화를 집약한다.
지금까지의 거주지는 획일화되었고,
집 안에서 행해지던 일들이 외부로 확장되었으며, 거주 세계를 구성하는 집·가족·이웃의 결속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거주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다.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안전한 곳을 찾아 거주하기 시작했던 선사시대와 다름없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집에서 은신하는 요즘에야 거주의 의미를 돌아보게 된 것이다.
거주란 자아를 표현하며, 세계와의 관계이며, 목적 지향적이라는 의미의 회복이다.
집 짓기에 과학기술을 더하다
예부터 인간은 자연과 환경에 맞춰 거주해왔다. 자연은 훌륭한 재료이면서 모방과 극복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세계 도시화율 50%를 넘었고, 우리나라도 90%를 넘으면서 과거의 모습과 같은 거주 형태는 사라졌다. 하지만 기후변화 및 생태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적 조성 사업 및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이는 지속가능성을 이끄는 이른바 3E(Energy, Environment, Ecology)에 의존한 바가 크다.
1970~80년대에는 기존의 도시개념에 반대되는 전원도시가 등장하여, 사라져가는 커뮤니티를 살리고 친환경적인 거주 환경을 조성했다. 1980년대 들어서는 환경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되어 생태 도시, 녹색도시의 개념이 등장했고, 최근에는 주로 재생에너지 및 신에너지를 활용하거나 바람길을 이용하여 거주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 외에 개별 주택을 짓는 기술이 속도전을 방불케 발전하고 있다.
특히 간편한 제조법인 3D 프린팅 기술은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로 뽑히면서 우리의 거주에 획기적인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