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C4 식물 옥수수 사탕수수 조 기장
조는 척박한 땅에서도 매우 잘 자라고, 성장 속도가 무척이나 빠른데다가 특히나 건조함에 대한 내성이 커서 가뭄이 들어도 수확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작물이었다. 조가 이처럼 건조하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것은 벼나 쌀과는 조금 다른 조의 광합성 과정에 숨어 있다.
엽록소를 가진 식물은 모두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포도당을 합성해 살아간다. 하지만 포도당 합성의 세부 과정은 조금씩 다르다. 광합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성에 따라 식물은 다시 C3 식물, C4 식물, CAM 식물로 나뉜다. 기본적인 광합성 과정은 빛 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의 원소를 분해, 결합시켜 포도당과 산소로 바꾸는 것이다.
대부분의 식물들을 광합성 중간산물로 PGA라는 탄소(C) 3개짜리 화합물을 만든다. 그래서 C3 식물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이 방법은 가장 기본적인 광합성 과정으로 지구상에 나타난 최초의 식물들은 모두 C3 식물이었으며, 지금도 전 식물의 95%가 C3 식물이다. 이 방법으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지만, 햇빛이 강하고 건조한 지역에서는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흔히 햇빛이 강해지면 식물은 광합성을 더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햇빛이 강해지면 광합성 속도가 빨라진다. 그래서 이를 위해 식물은 기공을 열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빨아들인다. 하지만 기공이 열리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만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힘들게 뿌리에서 빨아들인 물이 수증기 형태로 대기 중으로 날아가는 양도 늘어난다.
결국 식물은 잃어버리는 물의 양을 줄이고자 기공을 닫는다. 그 결과 이산화탄소 부족으로 광합성 효율은 떨어지고, 이미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산소는 식물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남아서 광합성과 반대 기작인 광호흡을 과정을 가속해 광합성 효율은 더욱 떨어진다.
이 틈을 비집고 C4 식물이 나타났다. C4 식물은 지질학적으로 백악기(1억 350 0만년~6500만년 전)이 되어서야 뒤늦게 나타난 형태로, 광합성 중간 산물로 탄소가 4개짜리 옥살산을 만들기에 C4 식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C4 식물은 C3 식물보다 더 효율적인 탄소 고정 효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광합성 효율이 더 높고 광호흡 억제 효과도 더 강력해서 햇빛이 강할수록 더 잘 자라고, 수분을 잃는 비율도 낮아서 건조한 곳에서도 잘 버틴다.
따라서 C4 식물은 C3 식물에 비해 더 건조하고 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흔히 토질을 가리지 않고 빨리 자라는 작물로 불리는 옥수수, 사탕수수, 조, 기장 등이 대표적 C4 식물이다. 여기서 더 나간 식물도 있다. CAM 식물의 경우에는 빛이 들지 않아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밤중에 기공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미리 모아서 체내에 저장하는 방식을 통해 이산화탄소 부족을 사전에 차단하고 낮에 기공을 열어 수분을 낭비하는 일을 줄인다. 따라서 이들은 극단적으로 덥고 물이 부족한 사막 지역에서도 잘 자랄 수 있으며, 선인장, 파인애플, 아가베 등이 대표적 CAM 식물이다.
이렇게만 보면 C4 식물들이 C3 식물에 비해 더 우수해 보이고, 척박하고 거친 기후에서도 잘 살아남는 옥수수가 벼나 밀에 비해 월등히 나은 작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높은 광합성 효율을 보이는 조와 같은 같은 C4 식물들은 이 높은 효율 덕에 ATP의 소모량이 C3 식물에 비해 더 높다.
즉, 기온이 온화하고 물과 이산화탄소가 충분하다면 오히려 C3 식물이 C4 식물에 비해 더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우열과 경쟁이 아니라 다양성을 통한 공존이 더 중요하다. 그렇기에 음식도 좋다는 것만을 골라 많이 먹는 것보다는 골고루 다양하게 적당히 먹는 것이 더 좋은 것이다. 겨를 모두 벗겨낸 흰쌀밥보다는 현미밥이, 한가지로만 지은 밥보다는 여러 가지 곡물을 두어 지은 잡곡밥이 건강이 좋다는 건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 본 콘텐츠는 Daum 백과사전과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공동제작하였습니다.
728x90
'水昇火降支村 > 自然과의 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식물의 교감능력 (0) | 2021.06.07 |
---|---|
난해와 흥미 (0) | 2021.06.06 |
어렵지만 재미도 솔솔하다 (0) | 2021.06.05 |
식물에게 말걸기 (0) | 2021.06.05 |
crescograph (0) | 2021.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