ᆢ세상에는 거저가 자꾸 없어져 가는 것 같다. 병원에 가도 돈, 극장에 가도 돈, 학교에 가도 돈, 어디나 돈이다. 햇빛이 거저요, 달빛이 거저요, 바람이 거저요, 비가 거저이듯이, 인술과 예술과 스승과 복음은 모두 거저라야 한다. 그런데 세상에는 왜 이렇게 거저가 없을까. 돈 세상이요, 돈은 세상이다. 거저가 한없이 그립다. 밥 먹을 때도 거저 먹고, 잠잘 때도 거저자고, 공부할 때도 거저 하고, 일할 때도 거저 하고, 날 때도 거저 나고, 죽을 때도 거저 죽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땅 위에는 거저가 없는 것 같다. 하늘에나 가야 거저가 있을까. 거저의 세계가 없다면 세상에는 믿음도 없고, 사랑도 없고, 소망도 없을 것이다. 믿음의 세계란 거저의 세계요, 사랑의 세계도 거저의 세계요, 소망의 세계도 거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