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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하고 화려한' E♭ 장조
E♭ 장조. 높은음자리표 오선지에서 시(B), 미(E), 라(A)에 플랫(♭)이 붙은 조표를 쓰는 조성이다. 플랫 3개의 간격과 배열은 정삼각형을 닮았다. 안정감이 든다. 특히 숫자 3의 상징성 때문에 다른 조성들과 구분되는 특징이 뚜렷하다.
슬프고 여린 분위기가 나는 단조 곡에 비해 장조로 쓰인 작품들은 밝고 힘차다.
장조와 단조의 어원
E♭ 장조는 E 단조와 이름이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그냥 '미'가 아니라 '반음 내린(플랫) 미'가 주인공(으뜸음)인 조성이다. 또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장조(Major)는 슬픈 느낌을 주는 단조(Minor)에 비해 밝은 분위기의 곡이 많다. 곡 제목 옆에 장조가 붙어 있다면, 최소한 슬픈 음악은 아닐 거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
서양 음악의 중심으로 꼽히는 독일어권 국가에서는 장조를 '두어(Dur)', 단조를 '몰(Moll)'이라고 부르는데, 각각 라틴어 '두루스(Durus)'와 '몰리스(Mollis)'에서 유래했다.
'두루스'는 단단하고, '몰리스'는 부드럽다는 뜻이다.
굳이 장·단조 어원의 유래를 상상해본다면 밝고 힘찬 노래를 부르려면 굳건한 기운이, 슬픈 감성을 표현하기엔 섬세하고 여린 감성이 어울리는 이치가 아니었을까 싶다.
조표의 시각적 특성을 근거로 E♭ 장조는 3이라는 숫자와 뗄 수 없는 관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사에서 3은 '안정과 조화'를 의미해 왔다.
한국인과 친숙한 숫자이기도 하다. 무슨 일을 하든 세번은 하고 보자는 '삼세판'이라는 말이 있고, 제사에서 술을 올릴 때도 향불 위로 잔을 세 바퀴 돌린다.
서양사에서 기독교는 핵심 축이다. 자연스레 서양 고전음악도 기독교와 맥을 함께 한다. E♭ 장조의 조표에 그려진 플랫 3개는 성부·성자·성령을 뜻하는 '삼위일체'를 상징한다는 해석이 많다. 이런 이유로 교회 음악에서는 이 조성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왕의 행차 때 연주된 트럼펫의 조성이 E♭ 장조가 많았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조성의 색깔은 화려하고 위엄이 넘치는 금빛을 닮았다. 작곡가 베를리오즈도 "장엄하고 매우 찬란하다"고 이 조성을 표현한 바 있다. 베토벤이 당초 나폴레옹을 위해 썼던 교향곡 3번 '영웅'과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도 E♭ 장조다. 장엄한 곡들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타미노 왕자가 파미나 공주에게 느낀 사랑의 감정을 아리아로 부르고 있다. 이 노래는 E♭ 장조로 작곡됐다. 무대 위편에는 시녀 3명이 왕자를 지켜보고 있다. '마술피리'에는 숫자 3을 상징하는 연출이 곳곳에 등장한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오페라 '마술피리'에 담긴 상징
장: 3월 11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실내악단 '룩스 트리오'가 이 조성으로 쓰인 베토벤 피아노 삼중주를 연주하고, 5월 1일에는 KBS교향악단이 브루크너 교향곡 4번 '로맨틱'을 무대에 올린다. 특히 '로맨틱'의 경우 호른의 화려한 연주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 다음달 25~28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공연도 E♭ 장조와 관계가 깊다. 극의 시작과 끝, 그리고 핵심 인물인 타미노 왕자와 파미나 공주, 파파게노는 주요 장면에서 이 조성으로 작곡된 노래를 부른다. 모차르트는 18세기 초에 설립된 범세계 우애단체 '프리메이슨'의 회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마술피리'는 '프리메이슨'을 배경으로 한다. '프리메이슨'의 상징에는 삼각형이 등장하는데, 모차르트 역시 숫자 3을 중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술피리'에는 음악뿐 아니라 3을 상징하는 무대 장치가 종종 연출된다.
… 지중배 지휘자. 더브릿지컴퍼니 제공
E♭ 장조. 높은음자리표 오선지에서 시(B), 미(E), 라(A)에 플랫(♭)이 붙은 조표를 쓰는 조성이다. 플랫 3개의 간격과 배열은 정삼각형을 닮았다. 안정감이 든다. 특히 숫자 3의 상징성 때문에 다른 조성들과 구분되는 특징이 뚜렷하다.
슬프고 여린 분위기가 나는 단조 곡에 비해 장조로 쓰인 작품들은 밝고 힘차다.
장조와 단조의 어원
E♭ 장조는 E 단조와 이름이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그냥 '미'가 아니라 '반음 내린(플랫) 미'가 주인공(으뜸음)인 조성이다. 또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장조(Major)는 슬픈 느낌을 주는 단조(Minor)에 비해 밝은 분위기의 곡이 많다. 곡 제목 옆에 장조가 붙어 있다면, 최소한 슬픈 음악은 아닐 거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
서양 음악의 중심으로 꼽히는 독일어권 국가에서는 장조를 '두어(Dur)', 단조를 '몰(Moll)'이라고 부르는데, 각각 라틴어 '두루스(Durus)'와 '몰리스(Mollis)'에서 유래했다.
'두루스'는 단단하고, '몰리스'는 부드럽다는 뜻이다.
굳이 장·단조 어원의 유래를 상상해본다면 밝고 힘찬 노래를 부르려면 굳건한 기운이, 슬픈 감성을 표현하기엔 섬세하고 여린 감성이 어울리는 이치가 아니었을까 싶다.
조표의 시각적 특성을 근거로 E♭ 장조는 3이라는 숫자와 뗄 수 없는 관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사에서 3은 '안정과 조화'를 의미해 왔다.
한국인과 친숙한 숫자이기도 하다. 무슨 일을 하든 세번은 하고 보자는 '삼세판'이라는 말이 있고, 제사에서 술을 올릴 때도 향불 위로 잔을 세 바퀴 돌린다.
서양사에서 기독교는 핵심 축이다. 자연스레 서양 고전음악도 기독교와 맥을 함께 한다. E♭ 장조의 조표에 그려진 플랫 3개는 성부·성자·성령을 뜻하는 '삼위일체'를 상징한다는 해석이 많다. 이런 이유로 교회 음악에서는 이 조성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왕의 행차 때 연주된 트럼펫의 조성이 E♭ 장조가 많았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조성의 색깔은 화려하고 위엄이 넘치는 금빛을 닮았다. 작곡가 베를리오즈도 "장엄하고 매우 찬란하다"고 이 조성을 표현한 바 있다. 베토벤이 당초 나폴레옹을 위해 썼던 교향곡 3번 '영웅'과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도 E♭ 장조다. 장엄한 곡들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타미노 왕자가 파미나 공주에게 느낀 사랑의 감정을 아리아로 부르고 있다. 이 노래는 E♭ 장조로 작곡됐다. 무대 위편에는 시녀 3명이 왕자를 지켜보고 있다. '마술피리'에는 숫자 3을 상징하는 연출이 곳곳에 등장한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오페라 '마술피리'에 담긴 상징
장: 3월 11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실내악단 '룩스 트리오'가 이 조성으로 쓰인 베토벤 피아노 삼중주를 연주하고, 5월 1일에는 KBS교향악단이 브루크너 교향곡 4번 '로맨틱'을 무대에 올린다. 특히 '로맨틱'의 경우 호른의 화려한 연주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 다음달 25~28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공연도 E♭ 장조와 관계가 깊다. 극의 시작과 끝, 그리고 핵심 인물인 타미노 왕자와 파미나 공주, 파파게노는 주요 장면에서 이 조성으로 작곡된 노래를 부른다. 모차르트는 18세기 초에 설립된 범세계 우애단체 '프리메이슨'의 회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마술피리'는 '프리메이슨'을 배경으로 한다. '프리메이슨'의 상징에는 삼각형이 등장하는데, 모차르트 역시 숫자 3을 중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술피리'에는 음악뿐 아니라 3을 상징하는 무대 장치가 종종 연출된다.
… 지중배 지휘자. 더브릿지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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