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昇火降支村/우리집 정원 친구들

고구마

수승화강지촌 2022. 2. 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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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스미는 햇살
속 타는 땅속 숨결에
새 몸으로 맺히는 줄기

꿈을 품은 뜨거운 열매이면서
뿌리 옆구리에서 길을 묻는
내 안에 자라고 있는 알맹이


재미작가 백선영의 <보랏빛 고구마> 일부이다.


여름 한 철을 나야 하는 인고의 과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메꽃과의 한해 살이 뿌리 채소인 고구마의 원산지는 중앙 아메리카이다.

콜롬부스가 미 대륙을 발견한 후 유럽으로 급속히 전파되었는데, 감자와 함께 주로 하층민들의 부식 거리로 쓰였다.

우리나라에는 조선 영조 39년(1763년) 때 일본에 통신사로 갔던 조엄이 대마도에서 고코이모(ココイモ)로 불리던 씨 고구마를 들여온 것이 시초다. 이처럼 고구마라는 명칭은 쓰시마 지방어의 음이 변화된 것인데, 초기 명칭이었던 감저(甘藷)는 오늘날 감자(Potato)로 둔갑해 버렸다.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지금도 고구마를 감저 또는 감자로, 감자는 지실 또는 지슬로 부르고 있다.



고구마 재배의 적정온도는 섭씨 30~35도라서 3월 중순부터 온상에 씨 고구마를 묻은 후 5월 상순 싹이 30cm로 자라면 20~30cm 간격으로 옮겨 심어 같은 해 10월 상순부터 수확한다. 초기 재배지는 남해안 일대와 제주도였지만 점점 북상하여 지금은 전국적으로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다. 남부권 재배지를 대표하는 해남 고구마는 당도가 뛰어난 호박고구마로, 중부권 재배지를 대표하는 여주 고구마는 토실토실한 밤고구마로 명성을 얻고 있다. 두 곳 다 황토와 마사토가 적당히 섞여 배수와 통기가 잘 되는 최적의 토질을 자랑한다.



고구마의 성분은 수분 69.4%, 당질 27.7%, 단백질 1.3% 등이며 녹말이 주성분이다. 소화에 도움을 주는 섬유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베타카로틴, 비타민 B1, B2, C, E 등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자주 먹는 것이 좋다.

특유의 단맛 때문에 요리에 자주 쓰인다. 삶은 고구마, 고구마죽, 그라탱, 고구마튀김, 고구마 샐러드, 고구마 밥, 고구마 케이크 등 고구마를 식재로 하는 요리는 무궁무진하다.



대표적인 고구마의 효능을 정리해 보면,

첫째, 다이어트 효과. 고구마는 밥보다 칼로리(100g당 130Kcal)가 적으면서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한다. 고구마에 풍부한 식물성 섬유가 장의 움직임을 활발히 해 변비를 해소하고 생고구마를 썰 때 나오는 하얀 진액의 수지 배당체인 얄라핀(Jalapin)이 변을 무르게 해 숙변 제거 효과도 볼 수 있다. 칼륨의 이뇨작용과 비타민E의 혈행작용까지 가세하여 다이어트 효과를 배가시킨다.

둘째, 암 예방 효과. 대장암의 빈도가 극히 낮은 뉴질랜드 마오리족이 다른 종족에 비해 고구마를 많이 섭취하고, 미국 뉴저지의 남성들이 폐암을 예방하는 식품으로 고구마, 호박, 당근을 선호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항암, 항산화 인자로 알려진 베타카로틴(비타민 A의 전구물질)과 글루타치온이 풍부하기 때문인데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구마, 당근, 호박을 섞어 하루 반 컵 정도 먹으면 폐암에 걸릴 확률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피로회복 효과. 고구마에는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는 비타 민B1, B2, C와 안티에이징 비타민으로 알려진 비타민E(토코페롤)가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특히 고구마의 비타민C(100g당 25mg)는 조리 과정을 거쳐도 70~80%가 파괴되지 않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몸에 좋은 성분들은 고구마 껍질에 많기 때문에 가능한 한 껍질을 벗기지 않고 잘 씻어서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알칼리성 식품인 고구마에는 칼륨이 특히 많다. 칼륨 섭취는 나트륨 길항작용을 나타내어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고구마를 먹게 되면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의 소비가 많아지므로 고구마를 먹을 때 소금기가 있는 김치를 곁들이면 맛도 좋고 영양의 균형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고구마를 많이 먹으면 방귀가 지독해진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낭설이다. 고구마에 들어있는 아마이드 성분이 세균의 번식을 도와주고 다량의 섬유소가 장내세균들에 의해 분해되면서 가스 발생량은 증가하지만, 고약한 냄새를 유발하는 인돌, 황화수소 등은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냄새가 지독하다면 고구마와 함께 먹은 다른 음식물을 의심해야 한다.



화성 탐사용 우주식품으로 선정될 정도로 고구마는 뿌리와 줄기, 잎을 모두 먹을 수 있는 전천후식품이다. 영양학적으로 뛰어나며 단시간 내에 수경 재배가 가능하고 버릴 게 하나 없기 때문이다. 고구마를 고를 때는 껍질이 얇고 표면에 상처가 없으며 색깔이 선명하고 단단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수염뿌리가 많은 것은 질긴 경우가 많으므로 유의한다.



끝으로, <고구마 수프>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1st. 껍질을 벗겨서 8mm 정도로 썬다.

2nd. 물은 조금씩 붓고 너무 무르지 않도록 10분 정도 삶는다.

3rd. 여기에 당근, 양파, 피망 등 다른 야채를 넣고 함께 삶으면 색다른 맛이 난다.

맛도 좋고 먹기도 좋은 고구마 수프에는 90%의 칼륨이 존재하여 나트륨 길항작용을 일으키고. 펙틴이라는 섬유질이 콜레스테롤을 분해하여 고혈압이나 동맥경화가 걱정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


▲ 신완섭 K-GeoFood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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