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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용되는 양념의 종류는 고조리서에 나타난 양념에 비해 그 종류가 매우 감소하였는데,《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도 ‘지금은 양념 쓰는 것이 전보다 매우 줄어졌 나니’라고 기록한 것으로 보아 시대 흐름에 따라 양념의 종류가 감소됨을 알 수 있다.
이는 조리과정의 간소화, 재료 중에 특히 육류가공 및 저장방법의 개선 등이 이유인 듯하다.
고조리서에서 특이할 만한 것은 음식의 맛과 색에 따라 진간장, 중간장, 당간장, 청장, 지령장 등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간장의 종류가 사용되었고, 꿩고기나 닭고기를 즙을 내거나 다져놓았다가 나물을 무칠 때나 국을 끓일 때 음식에 감칠 맛을 더하기 위한 용도로 첨가하였다.
또한《음식디미방》이나《규합총서》등에도 ‘질긴 고기 삶는 법’에 대한 항목이 많이 등장하는데, 육류의 사후경직과 숙성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없었을 시기인 만큼 살구씨, 뽕나무잎, 복숭아꽃, 닥나무 등을 육류 조리 시 첨가하여 연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알 수 있다.
한식의 기본적인 간은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 젓갈 등 짠맛을 내는 양념으로 하며 일반적으로 국의 염도는 0.7∼0.8%, 찌개는 1.5∼2%이며, 구이는 1∼2%, 생채와 숙채는 2∼3%, 김치는 2∼3%이다.
<표 5-4 한식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양념의 종류>
한식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양념의 종류
1) 한국의 전통음식, 한국음식, 한국조리 2) 음식디미방, 규합총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1) 소 금
소금은 장아찌나 장을 담글 때 쓰이며, 종류에 따라 용도가 다르다. 천일염은 김치나 생선을 절일 때 사용되며, 일반적인 음식의 간을 맞출 때는 재염 도는 꽃소금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그 외 간을 맞추거나 김을 구울 때는 입자가 고운 죽염이나 구운 소금 등이 사용된다.
(2) 간 장
간장은 콩을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음식에 짠맛, 감칠맛과 함께 간장 특유의 갈색을 부여한다.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두었다가 국물을 걸러 간장으로 쓰는데 담근 햇수에 따라 1∼2년 정도된 맑은 장은 청장(淸醬), 혹은 국간장이라 하여 국을 끓이거나 나물을 무칠 때 쓰고, 담근 햇수가 오래되어 색이 진하고 단맛과 감칠맛이 많은 진간장은 조림, 볶음, 구이, 장아찌용으로 쓴다.
(3) 된 장
된장은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간장을 떠내고 남은 건더기를 숙성시켜 만들거나 간장을 떠내지 않고 그대로 숙성시켜 만들기도 한다. 된장찌개나 토장국을 끓일 때, 쌈장을 만들거나 나물을 무치는 데도 사용된다.
(4) 고추장
고추장은 고운 고춧가루와 엿기름, 찹쌀이나 보리 또는 밀, 소금을 섞어 만들며 매운맛, 짠맛, 단맛을 가지고 있다. 찌개나 국, 볶음, 생채, 구이, 나물무침 등에 사용되고, 볶아서 약고추장으로 만들어 비벼먹거나 반찬처럼 먹기도 한다.
(5) 젓 갈
어패류에 소금을 넣어 숙성시킨 것으로 짠맛과 어육단백질이 분해되어 생긴 아미노산으로 감칠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과 풍미가 있다. 젓갈은 밑반찬으로도 먹지만 찌개나 국의 간을 맞출 때, 호박나물 등 나물을 볶거나 무칠 때 특히 김치를 담글 때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양념이 되기도 한다. 새우젓, 멸치젓, 까나리젓, 황석어젓, 갈치속젓 등이 많이 이용된다.
(6) 설 탕
설탕은 백설탕, 황설탕, 흑설탕의 종류가 있어 음식의 색에 따라 사용한다. 백설탕은 원당을 여러 번 정제한 것으로 단맛이 강하며 황설탕과 흑설탕은 약식이나 수정과처럼 음식을 갈색으로 만들 때 사용되고 캐러멜과 같은 특이한 향이 있다.
(7) 조청, 물엿, 꿀
조청은 전분을 맥아로 당화시키고 농축하여 묽게 곤 엿을 말하며 한자로는 ‘造淸’이고 물엿이라고도 한다. 요즘은 산당화, 아밀라아제(amylase) 효소당화 등으로 만들며 음식의 색에 따라 갈색과 무색인 것을 선택해서 사용한다. 음식에 단맛을 주며 윤기가 난다. 꿀은 한자로 ‘淸’ 또는 ‘淸蜜’이라고 하며 특이한 향과 단맛을 내며 음식에 보수성과 부드러운 질감을 준다.
(8) 식 초
식초는 곡물이나 과일을 초산균을 통해 발효시킨 것으로 신맛과 상쾌한 맛을 주어 식욕을 돋운다. 음식에 사용하면 방부제의 역할을 하며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하고 생선의 살을 단단하게 한다.
(9) 참깨, 들깨
참깨는 통통하게 볶아 통깨로 쓰거나 곱게 빻아 깨소금으로 사용한다. 깨의 껍질을 씻는 과정에서 거피하여 볶아 사용하기도 한다. 들깨는 볶아서 그대로 쓰거나 갈아서 순댓국, 수제비, 찜, 찌개, 나물 등에 넣는데, 이는 음식에 고소한 맛을 더해준다.
(10) 잣가루
잣은 고급재료로 주로 궁중음식이나 반가음식에서 곱게 가루로 다져서 구이와 숙채에 양념으로 섞어 사용하며 고소한 맛과 향을 낸다.
(11) 기 름
참깨를 볶아 착유한 참기름은 고소한 맛과 향이 강하며, 매끄럽고 부드러운 질감을 준다. 고조리서에 기름이라 함은 참기름을 말하는 것으로 각종 음식에 대표적으로 쓰인다. 들기름은 독특한 향이 있어 주로 산나물을 무칠 때나 볶을 때 쓰인다.
(12) 후 추
후춧가루는 매콤한 맛을 내며 특히 고기와 생선조리에 사용한다. 검은 후춧가루는 덜 성숙된 후추열매를 가루 낸 것으로 색이 검고 매운맛이 강하여 주로 육류의 누린내를 제거하는 데 사용되며, 일반적인 조리에 많이 쓰인다. 흰 후춧가루는 잘 익은 열매의 껍질을 제거하여 가루 낸 것으로 매운맛은 약하지만 색이 희어서 흰살생선으로 전을 부칠 때 주로 쓰인다. 통후추는 열매를 통째로 건조시킨 것으로 탕이나 육수, 배숙, 향설고 등을 끓일 때 쓰인다.
(13) 고추, 고춧가루
고추는 매운맛을 내며 덜 익은 풋고추, 잘 익은 홍고추 등을 다지거나 송송 썰어 사용한다. 빨갛게 익은 홍고추를 잘 건조시켜 말린 후 가루로 만든 고춧가루는 음식에 붉은색과 매운맛이 나게 하는데 입자크기를 달리하여 고운 것은 나박김치, 고추장, 생채, 젓갈용으로, 중간 것은 김치나 일반 음식에 사용하고 굵은 것이나 말리지 않은 홍고추는 굵게 갈아서 겉절이, 열무김치에 이용한다.
(14) 파
파는 유황성분의 강한 향이 있어 고기의 누린내나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하고 국이나 나물 등 모든 음식에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파를 양념으로 쓸 때는 흰 뿌리 부분을 곱게 다져서 쓰고 푸른 잎 부분은 찌개나 국을 끓일 때 사용한다. 고려시대 중엽 이규보의《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芼切腥羹味更嘉’, 즉 ‘비린 국에 썰어 넣으면 더욱 맛나네’라고 기록된 것처럼 파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국의 양념으로 이용되었다. 파를 송송 썰어서 설렁탕, 곰탕 등에 넣으면 맛을 더욱 돋운다.
(15) 마 늘
마늘은 한식의 거의 모든 음식에 사용되므로 일 년 내내 저장해 두고 쓴다. 강한 향미를 지녀 음식의 맛을 좋게 하며 살균력이 강해 음식의 저장에도 도움이 된다. 마늘은 속껍질까지 벗기고 눈을 자른 다음 용도에 따라 곱게 다지거나 채나 편으로 썰어 이용한다.
(16) 생 강
생강은 향이 좋으면서도 특유의 매운맛을 갖고 있다. 특히, 돼지고기의 누린내와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해 주어 음식의 향과 맛을 더욱 살려준다. 생강의 껍질을 벗기고 용도에 따라 편이나 채로 썰고, 다지거나 강판에 갈아 즙을 내어 쓰든지 혹은 말려서 건강(乾薑) 가루로도 사용한다.
(17) 겨 자
갓의 씨를 말려서 가루로 낸 것인데 톡 쏘는 매운맛이 있어 식욕을 자극한다. 겨자에 있는 시니그린(sinigrin)에 효소가 작용하여 겨자유(mustard oil)로 만들며 이때 겨자 특유의 맛을 낸다. 효소인 미로시나아제(myrosinase)는 40℃에서 활성이 가장 활발하므로 따뜻한 물에 개어 온도를 잘 유지해야 하며 잘못하면 쓴맛이 강하게 난다. 여기에 소금, 식초, 설탕 등을 넣어 겨자채나 냉채에 사용한다.
(18) 계 피
육계나무의 껍질을 그대로 말려 통계피로도 쓰고 가루로 만들어 계핏가루로도 쓴다. 계피는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냉증을 제거하고 식욕증진, 소화촉진, 사지마비에 약재로도 쓰인다. 통계피는 상쾌한 청량감과 독특한 향미가 있어 수정과처럼 물에 넣고 끓이며 계핏가루는 떡, 한과 등에 넣어 향과 색을 내는 데 이용한다.
(19) 산 초
초피나무과 열매의 과피를 말하며 천초, 참초라고도 한다. 복통, 설사, 치통, 천식 등에 약재로도 쓰며 특이한 향이 있어 어육의 냄새를 감소시킨다. 추어탕, 개장국에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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