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annyNote

자기화

수승화강지촌 2021. 12. 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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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모래알처럼 파편화된 사회가 됐다는 것은 ?


① 조각조각 흩어졌다가
② 비슷한 끼리끼리 재집결한 후,
③ 서로 메아리치며 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오늘은 이러한 나노사회의 특징에 대해 각각 모래알, 해시태그, 반향실反響室에 비유해 살펴보려 합니다.




1. 모래알: 조각조각 흩어지다
초연결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의 사람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있다. 영국의 전 총리 마거릿 대처는 1987년 인터뷰에서 “사회란 없다, 그저 한 개인의 남녀와 가족이 있을 뿐ㆍ There’s no such thing as society. There are individual men and women and there are families”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본격화된 비대면 방식의 수업은 또래 친구와의 교류는 없고 지식만 전달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수업만큼이나 대외활동이 큰 축을 이루는 대학 생활의 경우 코로나19가 개인주의 문화의 기폭제가 됐다. 코로나 학번이라 불리는 20·21학번들은 MT·동아 리·축제·응원전 등의 대학 생활을 전혀 경험하지 못하고 동기들의 얼굴도 온라인 화상으로 접하는 게 더 익숙하다.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없고 온전히 ‘나’만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2. 해시태그 : 끼리끼리 관계 맺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지진이나 폭설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때 가장 치명적인 사태는 바로 고립되는 것이며 구조대는 그 고립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사를 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그렇다. 아무리 고독을 사랑한다고 해도, 기술이 발달하고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가로막아도, 결국 사람들은 서로가 연결되기를 원한다.



다시 말해서 전통사회의 개인은 자신이 속한 준거집단 내에서 정체성을 찾았지만, 이제 나노사회에서 개인의 정체성은 내면지향적인 취향을 기준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 ‘우리 의식’이 흐려진 자리에 자신의 다양한 취향 위주로 트렌드가 재구성되면서, 혈연・지연・ 학연의 힘이 약해지는 반면, 인터넷이 이끌어낸 고도의 연결성은 과거보다 훨씬 다채로운 취향과 욕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의 모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나아가 ‘멀티 페르소나(2020)’ 트렌드에서 지적 했듯, 개인 자신도 여러 취향에 따라 파편화되고 재편집되는 복합적인 양상을 보여준다. 개인조차 더 세분화되어 다양하게 결합·분해하는 방식으로 변하는 것이다.



혈연이나 지연을 중심으로 모이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취향으로 모이는 사람들. 해시태그 중심의 커뮤니티, 이른바 태그니티가 형성되고 있다.




3. 반향실 : 내 편끼리 공명하다
향으로 뭉친 집단에서는 서로 선호하는 정보만을 주고받기 때문에 자기 확증적 성향이 강조되기 쉽다. 매체와 플랫폼이 이러한 편향을 다양성과 상호 이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선도해주면 취향 공동체의 순기능이 해당 집단을 넘어 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줄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집단만큼 많아진 미디어들, 유튜브・ 페이스북・트위터・틱톡 등은 막강한 ‘추천 기능’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성향을 반영함으로써 ‘봐야 할 이야기’가 아닌 ‘보고 싶은 이야기’만 더 집중적으로 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우리에게 ‘전 달되던’ 정보의 방향이 우리가 ‘선택하는’ 정보만 살아남는 방향으로 전환된 것이다. 정보의 선택권을 갖게 된 소비자는 역설적으로 자신과 견해가 같은 사람들과‘만’ 소통함으로써, 반대되는 목소리는 만나지 못하게 된다. 결국 같은 의견의 메아리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옳고’ 주변 사람들도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게 된다. 이를 반향실 혹은 에코 체임버 효과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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