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에서 깨어난 지 며칠 되지 않은 제비 새끼들이 어떻게 배변을 둥지 바깥으로 할 수 있었을까.
『풀잎』
‘풀잎 하나가/ 별들의 운행에 못지않다고 나는 믿네./ 개미 역시 똑같이 완전하고/ 모래알 하나, 굴뚝새의 알 하나도/ 그러하다고 나는 믿네./ 청개구리는 최고의 걸작이며/ 땅에 뻗은 딸기 덩굴은/ 천국의 객실을 장식할 만하다네./ 내 손의 작은 관절이라도/ 그것을 능가할 만한 기계는 세상에 없네./ 고개를 숙인 채 풀을 뜯는 소는/ 어떤 조각품보다도 훌륭하다네./ 그리고 한 마리 생쥐는/ 몇억의 무신론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기적이라네.’
인간 또한 진흙으로 빚어진 존재임이 분명하지만 꽃과 나비, 바위, 구름, 해와 달, 별들과 더불어 있기에 생명의 환희와 향기를 품을 수 있는 것일까.
소설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인간은 진흙덩어리에 불과하지만 하느님의 찬연한 빛을 품고 있기에 ‘진흙 등불’이라고 갈파했다.(『성 프란체스코』) 이처럼 하느님의 창조 신비에 눈뜬 작가가 빚어내는 문장들은 한 줄 한 줄 심장을 박동하게 하는 초록의 온도를 품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만물 속에 깃든 창조의 아름다움을 회상하지 못한다. 장엄한 사원 중의 사원인 대자연조차 소유와 욕망의 대상으로 여겨질 뿐. 따라서 하느님의 몸인 지구별은 회생불능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하느님의 신성한 몸을 오로지 인간적 유용성으로만 가위질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른 것. 그 결과 하나뿐인 지구별이 맞게 된 총체적 파국의 위기.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뒤에야/ 마지막 강이 더럽혀진 뒤에야/ 마지막 물고기가 잡힌 뒤에야/ 그대들은 깨닫게 될 것인가./ 인간이 돈을 먹고살 수는 없다는 것을.’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건강한 세계를 담보하던 나무, 꽃, 바람, 땅과 근친(近親)인 인간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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