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에 쓰는 약은
천궁, 당귀(當歸), 백지, 목련꽃봉오리, 두충, 백출, 고본(藁本), 목란(木蘭), 산초, 계피(桂皮), 건강(乾薑), 방풍(防風), 인삼(人蔘), 길경, 백복령, 형실(荊實), 육종용(肉?蓉), 뻐꾹채, 백자인, 율무쌀(薏苡仁), 관동화(款冬花), 백미(白薇), 분지, 미무(靡無) 등 모두 24가지인데 이 약들은 24절기에 상응하고,
독한 약 8가지는 8풍에 상응한다.
즉 오두(烏頭), 부자(附子), 박새뿌리, 조협, 붓순, 반석(礬石), 반하, 족도리풀(細辛) 들이다.
이 32가지의 약들을 각각 40g씩 썰어서 독약을 밑에 넣은 후 나머지 약을 넣어 속을 채워서 베천으로 베갯잇을 만든다. 이 베개를 100일만 베면 얼굴에 윤기가 나고 1년만 베면 몸에 있는 온갖 병이 다 낫고 몸에서 향기가 풍긴다. 4년을 베면 흰머리가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오며 귀와 눈이 밝아진다.
이와 같은 신기한 처방은 비밀히 간직하고 전할 만한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전하지 말아야 한다. 무제가 "동방삭(東方朔)에게 그럴 수 있는가"고 물으니 대답하기를 "옛날 여렴(女廉)이 이 방법을 옥청에게 전하니 옥청(玉靑)은 광성자(廣成子)에게 전하고 광성자는 황제에게 전하였다. 근래에는 곡성도사(穀城道士) 순우공(淳于公)이 이 약베개를 베었는데 나이 100여 살이 되어도 머리털이 희지 않았다. 대체로 병이 나는 것은 다 양맥을 따라 일어나는데 이 약베개를 베면 풍사가 사람에게 침범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또 베천으로 베갯잇을 하여 씌웠다 해도 다시 가죽주머니로 잘 싸두었다가 누워 자려고 할 때에 그것을 벗기고 베어야 한다"고 하였다.
무제가 그 늙은이를 불러 상으로 천[匹帛]을 주었더니 그 늙은이는 받지 않고 말하기를 "신하가 임금에 대해서 말한다면 자식이 아는 도를 아버지에게 올렸으니 도리상 상을 받을 수 없고 또한 신하는 도를 파는 사람이 아니며 임금님이 도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이것을 말씀드렸을 뿐입니다"고 하였다. 무제가 그만두고 다시 여러 가지 약을 내주었다[운급칠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