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가 주는 감응
홀수는 양(陽)의 수이고 짝수는 음(陰)의 수다. 양을 장소에 대입하면 상(上), 전(前), 고(高)이다. 그 반대인 음에 필적하는 개념은 하(下), 후(後), 저(低), 천(賤), 비(卑), 흉(凶), 화(禍)이다. 탑의 층수를 정함에 있어 양의 수를 택했다는 것은 음의 수를 배척했다는 의미이다. 당연한 일이었다. 탑은 부처님을 존(尊)하고 복(福)을 바라기 위해 만들어졌다. 홀수 각각은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 3은 완전성을 갖춘 수로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를 표상한다. 아울러 5는 십진법의 가운데에 자리한 숫자다. 《설문(說文)》에 의하면 5는 천위(天位)의 수다. 목(木), 화(火), 수(水), 금(金), 토(土)의 오행에 응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7은 천지인과 함께 사계절을 상징하는 수이..